
감독 - 유위강
출연 - 구숙정, 임달화, 정호남, 오설문, 진국신, 원경단, 이조기
구약남은 법대생이면서 연예계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변태적인 성격의 변호사 탁은 그녀가 나온 광고를 보고서 그녀에게 혹하고 접근하지만 치욕만 당하게 되고, 계획적인 그는 그녀와 그녀의 친구 문문이 사는 옆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그러면서 문문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는 탁. 약남이 깡패인 태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며 약간 멀어져 갈 즈음, 탁의 진짜 음모가 시작됩니다.




1992년의 [적나고양]은 완성도를 떠나서 흥행에 있어서는 성공한 영화였습니다. 최소한 구숙정이란 여인의 존재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눈길을 돌리게 하기에는 충분했던 겁니다. 왕정은 다시 한 번 이런 생각을 노리고 [적나고양]의 두 주인공 구숙정과 임달화를 부르고, 당시에 감독으로 몇 편을 만들긴 했으나, [용호풍운],[열혈남아],[타이거 맨]등의 영화의 촬영감독으로 더 이름이 있던 유위강을 감독으로 고용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런것 때문에 인물이 꽤 충실해집니다.


왕정이 쓴 각본은 드라마와 스릴러가 섞여있고, 간간히 코미디를 구사하는 편입니다. 그 각본이 잡아놓은 이야기는 스릴러 부분만 놓고 보면 좋은 각본이라 할 수 있지만, 나머지 부분들이 사족의 느낌이거나, 갑자기 난입하는 가벼운 분위기의 개그들은 잘 잡아놓은 분위기에 어느 정도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인물역시 그렇습니다. 여느 스릴러에서 볼 수 있는 치밀하고 사악한 악당과 그 악당만큼 머리 좋고 치밀한 주인공은 공식에 따라 가기에 좋은 편입니다. 또한 그런 인물들을 맡은 정호남과 구숙정은 인물들을 잘 표현하고 있죠. 문제는 그들 주변에 있는 다른 인물들. 문문이나 몇몇 인물은 필요의 요소로 잘 만들어져 있지만, 그 외의 주변의 다른 인물들은 갑자기 툭 튀어나오거나, 아님 엄청나게 가벼운 인물들이라, 영화를 진지하게 보기 힘들게 합니다.
그런 각본을 받은 유위강은 최소한 전작의 곽요량처럼 무너지는 연출은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그는 최소한 화면을 보면서 시간을 지낼 수는 있게 합니다. 문제는 그런 연출덕택에 재미있어질 법한 장면까지 리듬이 죽고, 그래서 멍하게 보고만 있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영화 후반부와 끝부분을 차지하는 약남과 탁의 대결부분은 꽤나 긴장감이 넘치고, 재미가 있습니다. 이런 느낌은 앞부분에서 최소한 관객에게 집중할 수는 있게 한 덕택에 느낌이 더 강해집니다.
[적나고양]보다는 많이 나아졌고, 재미는 있어졌습니다. 하지만 약간씩 모자란 것들은 이 영화를 많이 아쉽게 하기도 합니다. 조금씩만 더 신경 썼으면 엄청 많이 좋은 영화가 나올 요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1. 이 영화에서 탱탱하고 날카로운 정호남씨는 15년의 세월이 지난 후, 나이를 먹고 선해진 인상의 포스를 자랑합니다...
2. 이 영화에서도 구숙정의 몸매를 노린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 편입니다만. [적나고양]때와는 달리 많이 절제되어있고, 최소한 등장의 이유는 나오고 있습니다.
3. 잘못된 정보로 삭제합니다...죄송합니다.
4. 국내출시제목은 외국에서 이 영화가 처음에 Naked Killer 2로 소개된 것의 영향으로 적나고양2로 나와있으며(타이틀까지 바꿔주는 센스를...그런데 출시제목으로만 따지면 1편은 어디에?), 역시나 그렇듯이 8분의 삭제분량에 북경어 더빙이라는 2중고의 압박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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