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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번역] 계륜미 인터뷰 - 함께 성장하고 싶다

이 글은 2008년 12월 4일 전영세계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단순한 감상을 위해 거칠게 해석된 글이며 문제가 발생시 언제든 삭제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전영세계






17살의 그 해 여름, 멍커로라고 불리는 어린 소녀가 해변의 모래밭에 서있다. 귓가에 음악소리가 귀를 간지럽히자 그녀는 가볍게 몸을 흔든다. 바닷바람이 그녀의 단발머리를 흩날리고 파도는 그녀의 복사뼈에 입맞춘다. 하늘과 바다가 이어진 곳으로 아름다운 두 눈동자를 모으던 그녀의 청순함에 사람들은 감동했다. 대륙의 수많은 문학 소년들의 마음은 바로 여기서 함락됐다. 지금, 이 여자아이는 당신 앞에 앉아 있다. 그녀와 당신의 거리는 가깝다. 속눈썹의 각도까지 알아차릴 정도로. 그리고서 당신은 그녀의 미소를 보고 그녀가 입을 열어 말하는 걸 보게 된다……이 순간 당신은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 ---- 이 여자 아이는 사실 전혀 변하지 않았구나, 그저 그녀와 우리가 함께 성장한 거구나, 라고. 



인터뷰 : 소언 소룡 (少言 小龙)

 




               "계륜미 같은 여자 아이"



중국 대륙의 젊은이들에게 영향력이 큰 한 웹싸이트 게시판에서 당신에 대해 "계륜미 같은 여자 아이"라고 불렀다. 


(깜짝 놀라며) 정말? 생각도 못했다. 아마 나한테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겠지? 마치 자기 옆에 친구처럼 자연스럽고 비교적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웃음) 나도 이런 여자아이가 어떤 모습일지 진짜 궁금하다. 사실 내 이름이 그런 모델이 되었다는 게 영광스럽고 예상외라 기쁘기도 하고. (웃음)



그들이 말하는 "계륜미 같은 여자 아이"와 당신이 느끼는 실제 생활 속 자신과 차이가 큰가? 

차이야 분명 있지. 난 자신이 무척 다면적인 인간이라고 느낀다. 모두들 내가 <여인불괴>의 캐릭터처럼 엽기적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런 건 다 내 성격의 일부분일 뿐이다. 사람들은 비교적 그렇게 친근하고 온화한 어린 소녀를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내 성격에는 적극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그들은 또 내가 전형적인 미녀라거나 전형적인 성격이라고 느끼지 않고, 마치 요정같은 여자아이라고 느낀다. 난 하루에 기분이 수도없이 변할 수 있다. 난 정말정말 가라앉아서 아무말도 안할 수 있고 또 남들과 기쁘게 놀 수도 있고 엄청 화낼 수도 있고. (웃음)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느끼나? 왜냐면 역지언(<남색대문>의 감독)이나 서극 같은 감독과 함께 일하며 영향을 받았잖나.

17살 때 역지언 감독을 알았다, 어른이었다. 나에게 반드시 어떻게 해야할 일을 말해줬고 난 빠르게 성장했다. 난 17살의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고 오히려 20살의 방식으로 처리했다. 덕분에 시행착오가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어느날 나는 감독에게 말했다, 날 보호하지 말아요, 나 스스로 하고 싶어요. 그래서 반년에서 일년 사이 연기에 간련된 모든 업무, 회계 등등 모든 것을 나 스스로 처리할 수 있었다. 난 보호받지 않는 상황에서야 이 분야에서 발생하는 일과 진실되게 접촉 -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일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어떤이들은 보호 받는 걸 무척 좋아한다. 그렇지만 난 그런 보호를 벗겨버리고 싶었다. 그 반년에서 일년 사이의 시간은 정말이지 고통스러웠다. <여인불괴> 촬영 기간도 그랬다. 매일 촬영이 끝나면 숙소로 돌아가 일을 처리한다, 오늘 나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고 내가 누구와 마주했고 화장은 어찌해야 하고 돈은 얼마이고, 모든 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당시 병이 나서 3일 동안 링거를 맞았다. 그때 난 조수에게 뛰어가 "빨리 날 낫게 해줘요, 가서 할 일이 많다고요(웃음)"라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당신은 수많은 좌절을 겪게 되고 사람이 어떻게 사고하는지를 알게 되고 자신의 포용력이 더 커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왜냐고? 그건 당신이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역 감독이 날 기용했을 때 난 이렇게 하라면 이렇게 했다(웃음), 그건 안되는 거였다. 지금이 진정한 성장이다.


지금 말에 당신이 프랑스에 가서 평범한 생활을 했던 시기도 포함되나?

아, 정말이지 진짜진짜진짜 평범한 생활이었다. 숙소에 도착했더니 정말이지 너무 지저분했다. 그래서 청소하고 양탄자에 먼지 걷어내고 그랬지.




그 시기는 주로 학업상 일 때문이었나? (계륜미는 담강대 불문과 출신)

사실 학업은 당시 1년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학교에는 학점에 대한 규정이 없었고 알아서 안배해야 했다. 시간, 공간, 몇 시에 수업을 시작할 건지, 몇 과목이나 들을지, 몇 학점으로 졸업할지 모두 내가 결정해야 했다. 당시 1년이 나에게 준 비교적 큰 것은, 혼자서 그 곳에서 자신이 가진 희노애락, 비애, 좌절을 모두 스스로 느끼고 체혐해야 했다는 거다. 당시 1년에 그리 크게 성장할 수 있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수많은 여배우들은 스스로 계획을 세운다. 가령 영화일을 얼마 하다가 언제 결혼하고 언제 애를 낳겠다는지(웃음), 당신도 자기만의 미래 계획이 있나?

좀전에 말했듯이 난 배우로서 매우 피동적이다. 내년에 몇 편을 찍을 지 장담할 수 없다. 난 그저 현재의 일을 견고하고 튼튼하게 처리하는 거다. 미래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 내가 몇 살에 은퇴할지 나도 알 수 없지(웃음). 난 지금 이 연기라는 과정을 아주 흔쾌히 즐기고 있다. 이렇게 살다가 어느날 기쁘지 않고 못견디겠으면 다른 일을 하겠지.






<여인불괴> - 변화가 아닌 발굴



<여인불괴>에서 배역은 당신 성격에서 어떤 부분이 큰가?

음, 난 어떤 영화든 전부 이렇다고 느낀다. 가령 <남색대문>의 그런 고집은 나에게도 있다. 그렇지만 그 정도로 강하지는 않다. 언제나 고집이 센 건 아니지(웃음). <여인불괴>처럼 24시간 내내 엽기적인 상태도 아니지. 어떤 배역에든 어느 정도는 배우 자신의 그림자가 있다. 모호하게 쓰여진 캐릭터는 반드시 배우가 자신의 상상력이나 경험을 더 해 얼마간 자신의 개성이 존재하게 된다. 계륜미가 꼭 온화하다거나 문학적이라거나 혹은 분명 엽기적이라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웃음)


<여인불괴>에서 당신이 연기한 캐릭터는 기가 센 학생이다.

사실 그녀는 무척 마음 약한 학생이나, 폭력적이고 엽기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포장한다. 그녀는 진짜 사람과 접촉하고 소통하는 걸 두려워한다. 그녀가 자신과 마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흉폭하게 구는 건 사실은 자신이 상처받을 까 두려워서이고 자신을 보호하는 방식의 하나다.


서극 감독은 여배우를 제대로 이해한 다음 선택하고, 그 후에 캐릭터에 성격을 부과한다. 당신도 서극과 자세히 이야기했나?

아니. 우리 둘은 무척 용감했다. 전 서극을  본 적이 없다. 서극 역시 나를 본 적이 없고. 우리 둘은 결국 어떤 대화 없이 출연하기로 했다. 우리는 완전히 잡지나 작품을 통해 본 피차의 인상으로 결정한 것이다. 그가 왜 나를 찾았는지, 그건 정말 용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우리 둘은 모두 호기심이 넘치는 사람이라 '시도해보자'는 모험심이 작용한 것 같다.


지금  <가장 먼 길>을 돌이켜보고, <여인불괴>의 캐릭터와 비교해보면 당신은 어떤 상태가 더 드러나길 바라나?

<가장 먼 길>의 시나리오는 감독과 이미 고인이 된 감독의 친구가 함께 쓴 각본이었는데, 3년 후 감독은 자신이 완성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날 찾아왔을 때, 내가 만약 감독과 함께 이 꿈을 완성할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라고 느껴졌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난 즉시 치워버린다. 왜냐면 내가 맡은 역은 그 시나리오 속에서 너무 중얼중얼 거리며 꾀병을 부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배후 사정을 듣자 만약 이 이야기가 완성되는데 내가 일조할 수 있다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경우, 많은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그 일을 받아들였냐고 묻는다. 난 당시 주걸륜을 듣고는, 아! 이렇게 인기있는 가수가(웃음), 그의 음악은 수많은 음악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 그래서 느꼈지, 와우! 영화인이 아닌 사람과 작업해도 분명 재미있을 거야, 재밌는 상황과 마주할 거고 분명 주걸륜을 더 잘알게 되겠지, 라고. 이 모든 것에 이야기와 의의가 존재한다.



당신은 능동적으로 자신의 성격을 발굴,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찾나? 가령 서극이 감독한 <여인불괴> 같은 작품은 당신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모든 배우는 피동적인 존재들이다. 시나리오에 맞춰 배우는 선택된다. 모두들 그게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낀다. 가령 온화한 여학생 역으로 계륜미를 찾았듯이 말이다. (웃음) 나 또한 관객들에게 나의 가능성을 보여주길 정말 바랬다. 공교롭게도 서극 감독과 인연이 닿아 이렇게 전복적인 배역을 연기했다. 당연히 날 좋아했던 친구들이 이 역할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이 된다. 그러나 언제나 내 희망은, 나의 친구들이 나와 함께 성장해 나와 함께 즐기고 그들 마음 속의 계륜미가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지 지켜봐주길 바란다는 점이다.



지금의 전복(여인불괴 캐릭터를 말함)이 성장의 일종이라고 여기나?

성장이 아니라 발굴이지. 어떤 점은 발굴되 남에게 보여질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좀전에 말했던 것처럼 그렇게 피동적이기만 했겠지. 계속 학생역으로만 날 찾고 대중이 날 학생으로만 인식해도 난 변할 수 있다는 거다.







대만 영화 :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허우 샤오시엔



대만영화 시장은 불경기다. 앞으로 홍콩이나 대륙 쪽에서 활동할 생각인가?

모두들 <해각 7호>를 알지 않나. 그 작품은 대만 영화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다. 지금 수많은 대만 영화가 촬영을 시작했고 경비를 충당했다. 그래서 사실 선택의 폭이 좀 더 좋아졌다.  난 지역을 심각하게 따지진 않는다. 물론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일해보고야 싶지. 유럽이나 미국, 일본 같은 곳. 그게 내게 공부가 될 것 같으니까. 문화적 차이를 지닌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을 하고 표현 방식도 다른 사람들이 말이다. 그렇지만 내가 대만 영화를 피할 이유는 없다, 좋은 작품이면 할 거다.


<해각 7호>에 대한 느낌은?

내가 처음 봤을 때는 지금처럼 평가가 활발하지 않았다. 대만 영화에는 이미 오랫동안 상업 영화가 없었고 계속 문예 영화만 비교적 중요시됐다. 난 이 영화에서 감독이 상업 영화의 방식을 쓴다고 느꼈다. 비록 성숙하게 응용되진 않았지만 대만인도 상업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신호라고 느꼈다. 일종의 가능성을 목격했고 굉장히 명쾌한 리듬감이 있었다. 대만 국민들이 좋아하는 점이 쉽게 그렇게 손쉽게 표현되다니. 감독은 '커다란 사건을 말해야 하고 무거운 사실을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더이상 지지 않게 됐다. 개인적으로 대만 국민들처럼 그렇게 광분해 <해각 7호>를  아주 좋은 작품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나 또한 즐겁게 감상했다.


가장 좋아하는 대만 영화는 누구의 작품인가?

(한참 생각한 후)…… 허우 샤오시엔의 작품. 그는 그 시대의 상황을 소박하게 묘사한다. 화려한 영상미학 없이 카메라는 아무데나 있는 것 같지만, 영화를 보면 발생한 어떤 상황을 무척이나 충실하게 기록하는 방식은, 확실히 후배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