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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경박한 일상(破事兒)(2007)

감독, 원작, 각본 - 팽호상

출연 - 임해봉, 진휘홍, 크리스탈 틴, 종흔동, 등려흔, 여문락, 양영, 진자총, 풍소강, 진관희


팽호상은 7개의 각기 다른 단편을 코미디라는 일치점을 두고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때로는 진지하게 우리가 겪는 현실을 얘기하고 있고, 때로는 막장이다 싶을 정도의 진행으로 끝없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그런 재미 속에서 감독은 관객이 눈치체지 못하게 세상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는 그 7개의 이야기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불가항력]


가정생활에 문제가 있는 부부가 남자의 대학시절학생에게 각각 상담을 받습니다.


영화는 상담에 쓰는 고정 카메라의 방식으로 부부를 번갈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그 사이마다 그들이 얘기하는 모습을 상담자가 상상하는 방법으로 그 빈틈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코믹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부부의 이야기가 잘 녹아져 들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환상을 표현하는 방법에서의 개그도 상당히 좋습니다.


1. 2.35:1의 화면비율의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1.85:1의 화면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민의식]


한 멋진(?)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면서 그 만의 시민의식을 얘기합니다.


이 작품은 상당히 짧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용되는 방식은 화장실 개그입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이 작품의 상영시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또한 영화는 단 2개의 시퀀스를 연속 교차함으로서 묘한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1. 그 남자는 바로 전설의 진관희입니다...-_-


잘났다, 이놈아...


[기념일]

순결을 지키려는 애인에게 남자는 뭔가 자신의 욕구불만의 해소방법을 찾습니다.


영화는 20분정도 되는 상영시간을 가지고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부분은 그가 왜 욕구불만을 가지게 됐나에 대한 드라마가 펼쳐진다면, 그 이후 영화는 아이러니와 넌센스, 그리고 그가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한 묘한 개그가 펼쳐집니다. 그렇게 관객을 웃기던 영화는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는 관객들에게 공포감과 개그를 같이 보여주는 데까지 이르고 있는데, 그 과정들이 상당히 재미있고, 마지막 장면의 연출도 상당히 잘 된 편입니다.


[딱아별]


딱아라는 이름을 가진 별이 어떻게 그 이름을 가지게 됐는가의 이야기가 학습 자료 필름으로 나옵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학습필름같이 제작이 되어있고, 지나간 자료를 쓰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1.33:1의 16mm화면을 의도적으로 낡은 분위기를 만들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일단 진행되는 것만 보면 그저 어느 한 행성의 이름이 어찌 탄생했는가를 보여주는 식이지만, 이미 그 과정이 일종의 아이러니와 개그를 만들며, 마지막 순간, 내용과는 안 맞는 생뚱맞은 문장으로 끝내는 방식도 이 영화에서 웃음을 주는 한 방식입니다.


[대두 아와이]

아와이와 케이트라는 나름 친했던 두 여자의 삶은 하나의 질문으로 인하여 달라집니다.


이 작품은 앞의 작품들과 달리 드라마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케이트가 화자가 되어서 아와이와 본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의 시작점은 상당히 맑고 어린 시절이기에 웃음을 주기도 하고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점점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잘 풀리는 아와이와 일이 점점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케이트의 모습의 대비는 개그보다는 인생의 드라마를 느끼게 하고,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 이르게 되면 두 사람이 첫 장면의 반복이 되지만, 결국 처음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끔 만들게 됩니다. 인생의 아이러니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 봅니다.


1. 종흔동이 이 작품에서 아와이를 연기합니다. 상당히 설득력 있게 미모를 안 돋보이게 하면서 잘 해내더군요.


[충전]

영화 제작자인 남자는 상하이에서 온 한 여인과 있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녀의 전화카드 충전을 도와줍니다.


일단 이 이야기는 상당히 현실에 맞닿아있습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감정선을 상당히 관객에게 다가설 수 있게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영화는 드라마를 진행하면서도, 간간히 현실에 맞닿아있는 유머를 쓰기도 하면서 관객에게 접근합니다. 그 접근법은 상당히 현실에 닿아있으면서 또한 어느 정도의 판타지를 바라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 가게 되면, 현실이지만, 또한 나오는 나레이션 대로 이루어지기도 바라는 그런 묘한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1.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팽호상과 여럿 작업을 했던 두문택이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초급킬러]


공짜티켓으로 사람을 죽이는 임무를 받은 건 초보킬러. 그는 대상을 찾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일은 꼬입니다.


영화는 상당히 황당하고 재미있습니다. 킬러 회사에서 영업부가 있고, VIP고객 서비스도 하는 방식과 그 초보킬러가 일을 하면서 일어나는 상황 등은 뭔가 황당하지만, 그걸 연기하는 배우들은 그 황당한 이야기를 영화의 스타일에 맞게 황당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연기로 그 상황들을 잘 이끌어 갑니다.


1. 여기서는 여문락이 초보킬러를 연기하면서, 드디어 팽호상 감독도 [무간도]의 젊은 시절 2인조와 작업을 한 경우가 되었습니다.


저 눈 풀린 거 보소...-_- 일 안해?


2. 이 영화에서는 또 한 명의 특별한 배우가 있는데, 중국 감독인 풍소강(펑 샤오강)이 좀 황당한 역할로 나옵니다.


고객 - 아이 아저씨, [경박한 일상]보는데 방해하지 마시고...

풍소강 - 그러지 마시고 [집결호]하고 [야연] 좀 보시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