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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메신저 토크]1회 - 화피의 원흉은 '누구'?



mavis : 자 그럼 시작할까요?

천용희 : 일단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영화는 진가신과 엽위신이 손을 땐 그때에 그만 뒀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mavis : ㅎㅎ 근데 진가신이 참여한 건 맞아요?

천용희 : 첫 기획은 진가신이 감독이었죠, 그러다가 손 땠고.

mavis : 엽위신이 첫 감독이었고, 그땐 주신 역이 범빙빙이었고.

천용희 : 엽위신은 제가 보기에는 촬영도 어느 정도는 한 거 같기도 해요. 제작비가 미국 달러로 약 1000만 달러이던데. 솔직히 이 작품이 1000만 달러가 들었다고 보기에는 좀 무리인 부분이 좀 보이다보니, 그래서 생각이 드는 게 1000만 달러 중에서 엽위신이 어느 정도는 쓴 게 아닌가 하는…….

천용희 : 아, 그러고 보니 이 영화 진짜로 아카데미 홍콩 후보로 출품됐죠. 아카데미 사람들은 이거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mavis : 매력적인 동양 이야기로 볼지도…….

천용희 : 제가 보기에는 진가상에게는 중예산정도의 명절용 영화면 좀 가능성이 있는 분인데, 이게 감독이 교체되다보니 결국엔 각본을 쓴 본인이 이걸 맡은 형국이 됐네요.

mavis : 각본은 진가상이 쓴 거예요?

천용희 : 자세한 자료는 안 나오는데 요 몇 년 동안 진가상은 각본으로만 활동을 했거든요. <노서애상묘> 이후로요. 혼자 쓴 건 아닐 거예요.

mavis : 지금 자료 찾고 있는데 이상하게 각본 이야기는 안보이네요. 액션은 서극의 칼 액션 감독한 동위가 했네요.

천용희 : 제가 보기에는 각본을 좀 급하게 쓴 게 보여요. 엽위신이 어느 정도 프로덕션 진행하다가 빠진 거잖아요. 그때 방향은 지금하고는 완전 다른 거였으니. 그때는 진짜 요재지이에 나오는 화피 얘기에 충실하게 재연을 한다 였죠. 원전에서도 뭐 러브라인은 안 나오니까는 아마 고어성에 충실한 영화였을 겁니다.

mavis : 고어!


천용희 : 뭐 원전 얘기자체가 사람피부를 쓰고 사람의 심장을 뽑아먹는 여우얘기니까요. 아마 원전대로 갔으면 러브스토리 없는 <천녀유혼>급 액션이 나올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mavis : 흠…….

천용희 : 마지막에 퇴마당하는 얘기니까요. 그런데 이게 홍콩자본만 연계되면 저렇게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중국에 싱가폴 자본이 연계됐잖아요? 이미 자본이 이렇게 언급될 때 엽위신의 계획은 어긋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mavis : 아…….

천용희 : 중국의 검열과 싱가폴의 역시 그에 맞먹는 검열이 있으니까요.

mavis : 역시 자본 대주는 쪽 눈치를 볼 수밖에 없군요.

천용희 : 뭐 <메이드> 같은 거 나오면서 그 기운 수그러들었다고는 하지만, 뭐 원전에 잔인하게 만들 수가 없는 상황이죠. 자본금 들어간 곳에서 째려볼 테니까요.

mavis : 참 감독판 보시니 어때요? 원래 찍어놓고 자른 것 같아요, 아님 아예 안 찍 은 것 같아요?

천용희 : 아예 안 찍었어요. 진가상 버전에서는 아예 안 찍었습니다.

mavis : 이번에 우리나라 디비디 출시는 대륙판이라고 하셨죠?

천용희 : 극장판.

mavis : 광동어는 써요?

천용희 : 더빙은 다 들어가요. 광동어 트랙도 있습니다.

*정보수정 - 오늘 확인해보니 광동어는 없더군요. 죄송합니다.;;

mavis : 서플은요?

천용희 : 0. 없어요, 진짜. 감독판에서 늘어난 건 에로씬입니다. 꿈 장면하고요. 뭔가 할 수 있는 장면이 몇 개 있었는데……. 그걸 넘어가요. 미치죠.

mavis : 어떤 거요?

천용희 : 예를 들면 심장 파서 손에 들고 있을 때 주신이 요괴가 심장 먹는 거 본적 있냐는 그 장면 있잖아요. 입에 가까이 가서. 감독판에서는 그 먹는 장면을 보여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극장판과 동일하게 얼굴 찡그리는 조미로 넘어가는 그 어이없음이란!

mavis : ㅎㅎ

천용희 : 그리고 진가상이 에로씬도 사람 화나게 찍어놨던데요

mavis : (용희님 진짜 쌓인 거 많았나보다……. ㅎㅎ)


천용희 : 아니 진짜 성질이 뻗혀서……. 영화를 무슨 장난치듯이 찍어 놓은 부분이 많아요. 일단 캐릭터들이 전원 매력이라는 거하고는 안녕을 고했다는 점에서 슬펐고요. 아, 배우 매력이 아니라 각본에서 캐릭터가 만들어질 때 그 캐릭터에도 매력이 있거든요.

mavis : 저는 견자단이랑 손려 캐릭터는 좀 좋았어요.

천용희 : 그 츤데레 커플이요? 중요한 점은 주 인물이 그들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죠.

mavis : 견자단은 왜 출연했을까요? 첨부터 그랬나?

천용희 : 아무래도 엽위신하고 할 때 거의 세트로 오시는 분이다보니…….어쩌다보니 발을 못 뺀 듯이 보입니다.

mavis : ㅎㅎ

천용희 : 뭐 일단 중요4명이 매력 없음 + 해매기 스킬을 상영시간 내내 구사하시는 것도 그렇고, 캐릭터는 뭐 완전 전원 갈지자걸음으로 엉망으로 가고. 그런데 이게 <노서애상묘>에서도 있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놀라운 건 거기서는 매력으로 적용이 됐죠. 다양성으로 커버할 수 있는 모습이 많았는데 이상하게 자본이 더 들고 스케일이 더 커진 느낌을 주려고 하는 이 영화에서는 그게 단점으로 가요.

mavis : 흠…….

천용희 : <노서애상묘>의 경우는 의외로 캐릭터가 잡혀있었는데 아무래도 이 영화에서는 모든 게 급해 보인 느낌이 있습니다. 엽위신 때문에 그런 건지도요.

mavis : 진곤이 들어가서 그런 것도 같아요. 진곤은 사실 엑스트라 정도로만 존재해도 됐잖아요. 조미의 꿈속에서만 존재하는, 주신-조미-견자단 이 세 명만 살렸어도 스토리는 충분히 됐을 텐데……. 조미는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는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로!

천용희 : 아무래도 엽위신이 프로덕션 할 때 세트까지는 지어놨던 듯해요. 그러면 급하게 찍은 게 이해가 되긴 합니다만. 아마 견해차이로 엽위신 빠지고 나서 세트 철거하기에는 들어간 돈이 아까울 거고 게다가 중국단독 프로젝트면 그나마 각오하고 엎으면 되는데

mavis
: 드디어 찾았다! 범빙빙이 주신이고 오언조가 진곤 역이었네요. 이게 중국으로 가면서 대륙 배우로 다 바뀐 거군요! 무술감독은 정소동이었다는데 이것도 바뀌었네요. 견자단이 제일 먼저 계약서에 서명한 배우래요(그래서 낚인 건가?).

 

천용희 : 엽위신은 아무래도 <엽문> 준비 같이하면서 했나 봅니다. 뭐 어찌됐던 다 틀어지면서 결국 각본을 후다닥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진가상에게 간 거 같아요.

mavis : 후다닥!

천용희 : 그런데 그분의 문제는 연출을 너무 오래 쉬셨죠.

mavis : 엽위신은 왜 그만둔 걸까요?

천용희 : 뭐 계획이 원전의 완전재연이었으니까요. 싱가폴하고 중국이 그거 보겠냐능. 피 튀고 사람 잡는 현장을 가만 놔둘 리가…….

mavis : 껍데기 벗는 것만 멋졌어도 좋았을 텐데…….

천용희 : 예...예고편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장면이었는데요, 정작 본편에서는 참 사람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죠.

mavis : 그쵸. 예고편에선 전 정말 좋았어요. 고어 영화인줄 알았거든요.

천용희 : 저도요. 저도 설마 여우가 본부인에게 모습을 드러낸 후에 본부인 피부를 벗겨서 본인이 본부인 인 척 할 줄 알았더니만, 이건 뭐…….

mavis : 아 전 피부 아래 있는 게 그리 허접할 줄 몰랐어요. 그리고 너무 조금 나오잖아요?

천용희 : 그래픽 문제도 크죠. 도대체 왜 티 나게 쓰냐!

mavis : 차라리 손톱에 잠깐 긁히던가. 식으로 몇 번 나왔어도 될 걸. 근데 왜 껍질 벗으니 벌레가 있냐고!

천용희 : 원전은 몇 사람 잡았을 겁니다. 엽위신 각본을 상상하자면요. 아마 그 사람들 벗겨서 위장해서 유혹하는 장면도 있었겠죠.

mavis : 멋지군요!

천용희 : 그 인간은 충분히 가능한 양반이라…….

mavis : 원흉은 그럼 다 진가상?

천용희 : 아뇨, 검열. 그리고 거기 제대로 굴복한 진가상!


mavis : 아 검열. 안 그래도 이번 연말에 시나닷컴에서 홍콩영화 결산하며 발표한 글에 자기검열로 완벽하게 대륙 검열에 미리 동화한 진가상이라고 했더군요.

천용희 : 제가 보기에 그 인간 <노서애상묘> 시절 정도 연출이었음 심장 먹는 거 한 장면은 제대로 찍었을 겁니다. 필요해요. 이게 요괴구나 라는 거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어느 정도 환기를 줄 수 있는 장면인데.

mavis : 전 처음에 왜 주신이 잡혀가서 거기 적군 심장 팍 잡을 때, 더 깜짝 놀라고 무섭게 할 수 있었는데 아쉽더라고요.

천용희 : 먹는 거만 제대로 보여줬어도 좀 덜 아쉬울 수 있었죠. 대사는 어떠셨나요? 전 대사의 80%이상이 거의 개그로 느껴졌어요.

mavis : 손려랑 견자단 대사는 개그잖아요?

천용희 : ‘먹기 좋게 썰어왔어’ 에서는 거의 뒤집어졌습니다. 어쩌라고? 아니 견자단-손려 대사는 그렇다고 치고 그냥 볼 수 있는데 나머지는 뭐하는 건지. 전원 개그 포스의 대사를 날리죠. 특히 그 도마뱀 요괴 대사는 참 주옥의 개그모드 연타더라고요.


mavis : 아 그래도 전 걔 귀엽던데요. 걔가 뭐 곤충 잡아먹는 장면이 껍데기 장면에 비하면 차라리 재밌음.

천용희 : 예. 진짜 그게 재미있죠. 그게 좀 더 깜짝 놀라기도 했고. 그분은 뭐 연기는 잘했어요. 단지 캐릭터와 대사가 병신…….

mavis : 예전 기사 찾아보니 견자단이 무술감독은 절대 안하겠다고, 이번엔 연기로 승부하고 싶다고 했다는데 나름 어려운 역이었겠어요, 처음에는. 완성본이 고주망태 역이라 그렇지.

천용희 : 어려운 역이죠. <동사서독>의 장국영 캐릭터랑 느낌이 같기도 하고요. 사막에 처박혀 살다가 지루해서 내려온 캐릭터의 냄새가 나죠. 문제는 진가상이 왕가위가 아니라는 거죠. 게다가 이번에는 기초공사도 흔들렸고.

mavis : 전 진가상 영화 좋게 본 게 소품인데 <오키나와 랑데뷰>란 영화였거든요. 그거 보면 멜로에 둔한 것 같지는 않던데 말이죠.

천용희 : 출시제목이 <성월동화2>. 그 영화 저도 나름 좋게 봤어요. <노서애상묘>에서 보면 거기도 멜로라인은 제대로 살립니다. 화피는 뭔지. 이건 멜로 했다가,  무술 했다가, 개그 했다가, 호러했다가…….

mavis : 전 근데 지붕 뛰어다니는 장면들은 좋았어요.

천용희 : 전 그 장면도 어느 정도 눈에 밟히는 게 일단 견자단 데려다놓고 와이어 쓰시는 게 참 안습에, 와이어도 이건 뭐 대충의 포스가 느껴지더군요.

mavis : 아 그렇군요, 전 봐도 모름 -_-

천용희 : 아니 장면 자체는 즐길 수는 있어요. 연출이 좀 더 신경을 썼으면 ‘견자단 데리고 와이어 쓴다.’의 욕은 안 먹을 가능성이 큰 장면이었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 지붕씬에서 가장 눈에 밟힌 게 멀리서 잡을 때는 둘 다 그래픽이거든요. 견자단과 요괴 둘 다요. 그게 너무 티나요! 그리고 후반부...앞부분에 좀 잘 만들었으면 개그를 안 하고 감동의 명장면도 됐을 텐데. 이건 뭐 앞에서부터 개그의 연속이니! 진짜 농담이 아니라 이걸 개그모드로 보면 빵빵 터질 장면이 118분 동안 속출해요.

mavis : 속출! 전 나중에 죽은 사람 다 살아날 때 황당했어요. 걍 한 명(조미)만 살려줄 줄 알았는데 다 살아나면 요괴 힘이 너무 세잖아요.

천용희 : 주신 손에 안 죽은 양반들도 단체로 부활할 때는 전 이미 정신줄을 놓고 있었습니다.

mavis : 하하

천용희 : 특히 견자단…….

mavis : 결국 사단의 원흉은 아무한테나 친절한 진곤 -_-;;

천용희 : 그런 거죠. 영화의 원흉은 검열과 그걸 좋다고 받아서 하신 진가상.-_- 그냥 진짜로 엽위신이 빠질 때 합작사 욕먹을 각오에 세트 그냥 부술 각오하더라도 아예 다른 영화를 찍었어야 했었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 화피라는 제목이 목매달은 느낌도 있어요. 그 피부 벗는 장면도 솔직히 전 영화 보면서 이거 사족이다 그런 느낌 들었거든요.

mavis : 현지 평은 요재지이의 화피와 별 상관없다고 보고 있어요.

천용희 : 상관있으면 미칠 듯…….

mavis : 뭐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이 원전이라고 , 그래도 광고하잖아요. <화피> 보고서 <천녀유혼> 보니 정소동이 새롭게 보이더군요.

천용희 : 아니 전 농담이 아니라 화피 바로 시작할 때 나오는 그 자막 좀 떼 주면 안 되냐고 하고 싶을 지경이에요.

mavis : 하긴 천녀유혼도 요재가 원작인데 별 이야기 없죠.

천용희 : 요재지이가 이리 불쌍한 경우 처음 봤습니다. 뭐 먼 얘 안 들더라도 우리나라에도 고금소총이라는 고전 소설이 있는데 거기 있는 이야기 하나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 게 그게 바로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죠. 그 영화는 초저예산 에로물이지만 최소한 원전에 충실했습니다. 해학적이고 원작이 1장정도 되거든요, 그 1장짜리 원작에 충실했어요. 그런데 화피는 원작에 충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새로운 해석도 없는데 이게 원작이라고 크게 달아놓을 이유가 있냐는 거죠.


천용희 : 게다가 요재지이를 읽은 사람들은 화피 얘기가 상당히 유명해서 그건 거의 무조건 읽는다고 보면 되거든요. 그런데 이건 뭐 말 그대로 기대감을 벗어난 정도가 아니라 아예 헛다리니. 뭐 결론은 검열 + 감독의 욕심이었던 듯…….진가상은 아무래도 아주 오랜만에 맞는 대작의 욕심에 살짝 눈이 어두워지신 거 같고요.(아마 성룡의 썬더볼트 이후 오랜만이었을 듯)

mavis : 그래도 뭐 대륙에서 엄청 흥행했으니, 신나겠어요.

천용희 : 신나고 차기작 준비하겠죠. 아, 그러고 보니 이분이 찍은 2003년 대작 메달리온이 있었긴 하군요.

mavis : 뭐랄까 전 이 대화 시작할 때 옹호할 건 해야지 분위기였는데 완존 말리는 분위기.

천용희 : 옹호 좀 해 주세요…….^^;;;

mavis : 전 뭐 멜로에는 관대해서(정리를 기준으로 한 얘기 또 함) 주신이랑 진곤이랑 커플로 나와서 대박낸 드라마도 있고, 멜로 영화도 같이 찍었거든요. 이소홍 사단인데 둘 다, 둘이 주연이라고 해서 발렌타인데이 때 개봉, 중국 사람들이 멜로인줄 알고 갔다가 멜로 아니라서 망한 적도 있다능. 진곤은 특별출연이었거든요 ㅎㅎ


천용희 : 그렇다면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겠네요, 주신이 진곤에게 뻑 가는 그 괴장면이.

mavis : 끄덕. 저 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주신이 진곤한테 반하는 게 그냥 당연한 거예요, 오히려 조미가 와이프인 게 이상한 거죠. 전 아예 둘이 제발 실제로도 결혼하길 바랐던 사람이거든요.

천용희 : 문제는 그런 학습이 안 된 다른 곳에서는 이게 뭥미로 비춘다는 거겠죠.

mavis : 옹 되게 이상할 거예요, 제가 궁금한 거는 그걸 진가상이 알고 써먹었느냐 아님 그냥 우연이냐 이거죠.

천용희 : 주신, 진곤 불러온 거 봐서는 노리고 쓴 거 같아요. 오언조, 범빙빙 빠진 자리를 바로 둘로 채운 거 보면.

mavis : 하긴 이 둘의 조합이니까…….게다가 개봉 전에 사진 돌았던 것도 둘의 러브씬 사진이었거든요. 


천용희 : 감독이 노리기보다는 제작자가 노렸을 가능성도 있겠죠.

mavis : 암튼 저 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둘의 로맨스가 당연한데 진곤이 마지막에 갑자기 조미한테 돌아서니 흐덜덜. 전 사실 좀 마지막에 진곤이 자길 죽여라 할 때 감동받았거든요 ㅡ.ㅜ 조미는 별로 안중에 없었고, 주신이 너무 불쌍했어요. (이게 바로 팬심)

천용희 : 저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저 로맨스가 이게 뭥미인데 조미 쪽 로맨스도 좋은 게 아니니, 그 때 정신줄을 놓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머릿속에서는 이승기의 노래 '그래서 어쩌라고'가 무한 반복되고…….

mavis : ㅎㅎ 전 주신이랑 그 부하만 퇴장하는 게 상당히 거슬렸어요. 공존하면 되잖아!

천용희 : 차라리 주신의 캐릭터가 진짜 악했으면 이런 퇴장이라도 이해가 가죠. 그것도 아니니. 그러니까 화피를 뜯어보면 재료들은 상당히 좋아요. 뭐 하나만 제대로 해도 먹힐 가능성은 높은데 말이죠.

mavis : 옹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에요. 여자 요괴에 심장 빼먹고 남자들을 홀리는…….아 역시 범빙빙이 했어야 해요.

천용희 : 의외로 화피 중심 소재라던가 현 결과물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들을 보면 어느 한쪽에 힘이 좀 더 실렸으면 엄청난 결과물들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mavis : 이도저도 아니게 됐죠. 아 진곤 분량만 줄였어도! 진곤 팬인데도 이러고 있다능;;; 옹 아님 신경쇠약 직전의 조미로 만들어 심리극으로 갔어도…….<밤이면 밤마다> 였나? 김영애 나왔던 영화요, 그게 떠오른다능;;


천용희 : <깊은 밤 갑자기>요

mavis : 아 맞다, 그런 식으로 갔어도 재밌었을 텐데

천용희 : 그 영화 참 80년대 영화임에도 심리전이 죽이죠. 옛날 영화를 우습게 못 보는 하나의 예라 볼 수 있습니다.

mavis : 그러고 보면 <화피>는 일종의 <하녀>? 남편이 들여온 여자가 사단의 원흉!

천용희 : 쩝

mavis : 그럼 대충 이제 정리할까요?

천용희 : 그러죠

mavis : 자,  화피의 원흉은?

천용희 : 전 3가지 꼽습니다. 1. 검열 2. 제작자 3. 진가상

mavis : 전 그냥 제 맘대로 1. 시나리오 2. 진곤 3. 진가상 …….(눈에 보이는 것만 뽑는다)

천용희 : 역시 진가상은 공통분모군요. 뭐 이인간은 4100만 달러짜리 성룡의 대작 메달리온을 말아먹은 능력의 소유자인 걸 깜빡 잊고 있었죠.


mavis : 하하

천용희 : 아니 전 진짜 경악했어요. 성룡 영화 사상 최초의 와이어 난무에, 게다가 영화가 주인공이 부활한 이후가 더 재미없고. 지못미 황추생, 악역들, 종려제까지! 게다가 시나리오는 5명이 쓴 시나리오라고 믿기 힘든 긍극의 발각본! 주요 각본 지휘자가 진가상이었죠.-_-

mavis : 야수형경으로 각본상 탔다면서요?

천용희 : 예, 그게 더 신기한 건지도, 아님 예외일 지도 모르는 거죠.

mavis : 두고봐야 하는건지 진목승처럼 재껴야 하는 건지…….

천용희 : 제가 보기에는 진목승의 루트로 넣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진가상은 뭐 제가 보기에는 이제는 고용감독정도인데 그나마 그 짓도 제대로 못하는 거 같아 보이고요.

mavis : 그래도 화피로 대박 냈으니 앞으로 잘나가지 않을까요? 하긴 금마장에서도 무시당했다고 나오긴 하네요.

천용희 : 진가상은 뭐 흥행은 해서 차기작이 이미 다 정해져있어요. 프로젝트가 3개니까요. 그러고 보니 우리가 무시했던 영화가 있네요. <킹 오브 파이터즈> -_- 감독 진가상-_- 게임 원작 영화인데, 공개된 스틸로 이미 욕먹는 중입니다.
 


천용희 : 어쨌든 제가 보기에는 진가상의 능력은 적은 돈으로 영화를 만드는 거 정도라고 할까요. 실제로 화피 제작비가 엽위신이 했으면 비슷한 제작비로도 더 작은 상황을 다룰 확률이 있었다고 하니까요.(그래서 세트를 작게 지은 거 같긴 합니다만) 뭐 전 앞으로 진가상에 대한 기대감은 접고 그냥 앞날을 보기로 했습니다.

mavis : 끄덕

천용희 : 될 대로 되라지, 아저씨. 금마장에서 무시당했으면 뭐 게임 오버긴 하네요.

mavis : 그쵸. 알아서 잘 나가겠죠. 기다릴 사람도 많은데요 뭐.

천용희 : 아까 원인 꼽으실 때 진곤 꼽으셨잖아요.

mavis : 예

천용희 : 그 정도로 별로셨군요.

mavis : 연기가 굉장히 짜증났어요, 막판에서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안가는 화장하며!

천용희 : 크하하

mavis : 사실 견자단도 "차라리 나를 죽여" 했던가 하며 울부짖을 때 웃겼는데 진곤은 팬이지만, 또 또 혼자 연기 하네 싶었어요. 제발 혼자 연기하지 말라고!

천용희 : ㅋㅋㅋ

mavis : 만약에 제가 찍으면, 뭐 빤한 장면이지만 어둠 속에서 심장 파먹는 손톱 같은 거 보이면서 그걸 누가 보는데 그 사람도 죽고 이런 식으로 고전적으로 나갔을 듯.

천용희 : 저 같으면 일단 각본 폐기하고요, 엽위신이 지향했던 원전의 하드고어 재연을 목표로 나가는 거죠. 심장 뽑고…….

mavis : 화피 밑에 뭐가 있을지 상상은 안가네요. 여우가 있자니 넘 귀여울 것이고…….

천용희 : 여우를 있게 해야죠. 단 귀엽지 않게 무섭게요.

mavis : 막 손톱도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고 (아 상상력 엄청 고전틱) 암튼 피는 흥건하게…….전 심장 먹는 거 안 나와도 되요. 대신 입가에 피는 흥건, 손이랑. 아침에 일어나서 피범벅 된 옷보고 몽유병이라고 우겨도 괜찮을 듯.

천용희 : 오히려 그 주제에서 피를 안 튀기고 고전틱하게 가는 게 더 무서운 경우가 있죠! 아니면 아예 멜로로 가버렸겠죠. 기왕에 원전 파괴할 바!

mavis : 전 아님 떡정을 소재로 한 초저예산 멜로! 껍질 따윈 상관없어! 사랑해!


천용희 : 그럴 거면 멜로에 집중하는 주신과 진곤을 보여주고, 질투에 이글아이가 되는 조미, 이글 아이 조미를 짝사랑하는 견자단은 결국 조미에게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 그녀를 도와주고…….(개그 망상 중 -_-)

mavis : 하하하

천용희 : 이렇게 가는 거죠…….

mavis : 이만 정리할까요?

천용희 : 예, 그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