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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삼각의 세가지 버전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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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산영화제에서 공개된 철삼각은 참 묘한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서극, 임영동, 두기봉이라는 좀 걸출한 감독 3분이 모여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부산영화제 상영당시 공개된 버전과, 북경어로 중국에 공개된 버전과, 그 이후 정식으로 홍콩에서 출시된 DVD 버전이 각각 다른 모습들을 보입니다. 한번 그 3버전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1. 부산영화제 상영버전

(1)100분정도의 상영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2)앞부분에 인물들에 대한 상황소개 및 인물 설명이 간략하게 되어있습니다.

(3)앞부분을 담당한 서극의 파트가 약간 편집이 방만하고, 나중에 가면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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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우리의 이야기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2. 북경어 버전 - 국내에 먼저 파일이 돌기도 했던 버전입니다.

(1)영화전체의 편집은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버전과 동일합니다.

(2)권선징악이 아니면 중국내에서는 개봉이 안 되는 관계로 영화의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이런 내용의 내레이션이 붙었습니다.

‘우리의 욕심으로 인하여 이 일이 시작됐고...’

‘...그리하여 우리는 자수했다.’

이런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자체의 내용이 딴판이 되었고, 영화가 생각했던 이야기와도 완전히 어긋나버렸습니다.

(3)내레이션을 좀 더 보강하고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두기봉 파트에서 이상한 내용의 무전이 추가됐습니다. 덕택에 두기봉 파트의 내용까지 붕괴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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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좀 조용히 하라고. 사람, 아니, 악어 자다가 깼다, 이놈들아.

3. DVD 버전 - 이 영화의 DVD출시는 홍콩영화의 DVD출시에 비추어보면 꽤 늦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공개되고 나서 이 버전을 보니 영화가 많이 바뀌었더군요. 그 부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일단 앞부분의 세 인물의 상황소개나 인물설명 부분이 빠졌습니다. 즉, DVD버전으로 보게 되면 바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의 단계로 넘어갑니다. 좀 그 부분 편집이 방만하긴 했지만, 도입부 설명 부분으로는 꽤 괜찮았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2)서극 파트에서 설명이 되지 않던 부분들이 편집을 통해 덜어졌습니다. 좀 매력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늘어지는 부분들에 대한 타격이 더 컸기에 전체적으로는 좋아진 편입니다.

(3)전체적으로 상영시간이 7분정도 줄어서 93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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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전에서는 이렇게 편집이 들어갑니다. 오리지널에는 저 중간에 하나 더 들어가야...

(4)그 외 임영동과 두기봉 파트의 변화는 없습니다만, 서극 파트에서 시간이 줄어서 관객이 배역을 이해하는 게 약간 힘들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판본을 만드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그게 상업영화라면 더더욱 그럴 겁니다.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이러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이러는 것보다는 아예 영화를 만들 때 좀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이런 이상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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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때문에 하는 거라고!!!